청송(靑松)은 ‘늘 푸른 솔’이다. 사방이 크고 작은 산이다.
재를 넘고 물을 건너야 비로소 닿을 수 있다. 깊은 숲과 맑은 물이 청아하다.
소나무 가지에 학이 앉아있는 듯한 느낌. 느릿느릿 시간이 멈춘 고을. 단순하고 소박한 사람들. 지금도 옛날이나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역시 ‘경북의 3대 오지 BYC(봉화·영양·청송)’란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늙은 가을. 주왕산(해발 720m)에 불이 붙었다. 여기저기 발그레 달아올랐다. 산자락 사과밭은 아예 활활 타오르고 있다. 주렁주렁 매달린 사과알들이 새악시 볼처럼 발갛다. 주왕산은 바위산이다.
설악산 월출산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돌산’이다. 우뚝우뚝 암벽들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그 암벽 사이로 맑은 물이 요리조리 흐른다. 붉은 나뭇잎배가 떼 지어 떠다닌다. 거무죽죽한 바위머리에 빨간 단풍꽃이 다발로 피었다. 쪽빛 하늘이 삐죽삐죽 암벽 틈새로 얼굴을 내민다.주왕산 오르는 길은 산책길이다.
아이들과 손잡고 걷는 길이다. 어르신들이 뒷짐 지고 슬슬 걸어도 3시간이면 너끈하다. 주방계곡코스(대전사∼주왕암∼망월대∼학소대∼제1폭포∼제3폭포)는 왕복 7km쯤 된다. 울긋불긋 등산복 차림의 사람꽃으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요즘 휴일엔 하루 3만∼5만 명이 붐빈다. 가만히 있어도 등 떠밀려 간다. 서둘러 새벽안개 피어오를 때 오르는 게 좋다.
왜 주왕산인가. 중국 당나라 때 스스로 ‘후주천왕(後周天王)’이라 칭하며 반란을 일으켰다가 쫓겨 온 ‘주왕의 전설’이 서려서 그렇다. 결국 그는 당의 요청으로 징벌에 나선 신라 마장군의 화살에 쓰러졌다 한다.
주왕이 쌓았다는 산성, 그가 최후를 맞은 주왕굴, 그가 깃발을 꽂았다는 기암(旗巖) 등 곳곳에 전설의 흔적은 많다. 주왕은 왜 하필 이곳까지 왔을까. 고개가 갸웃해진다. 차라리 785년 신라 선덕여왕이 죽은 뒤 권력다툼에서 밀려난 김주원(金周元)이 이곳에 대궐을 짓고 은신했다는 전설에 솔깃해진다. 김주원은 당시 ‘명주(강릉)근왕’으로 임명돼 경주권력으로부터 멀어졌다. 오늘날 강릉 김씨 시조가 김주원이다.주산지는 농사짓는 데 쓸 물을 가둬놓은 아담한 저수지이다. 길이 200m, 너비 100m, 수심 8m. 둘러보는 데 20분도 채 안 걸린다. 요즘 물이 적어 영 볼품이 없다. 150여 년 된 왕버들 23그루가 시름시름 앓고 있다. 이미 죽은 나무가 덩그마니 거무스레한 마른 육신을 바람에 말리고 있다. 저수지 주위 단풍이 유난히 곱다.청송은 돌이 좋다. 꽃돌이 나는 곳은 이곳뿐이다. 돌 속에서 온갖 꽃이 화르르 핀다. 국화 모란 장미 해바라기…. 청송사기도 그렇다. 돌을 빻아 얇고 가벼운 사발, 접시 등을 만든다. 그런 돌은 청송밖에 없다. 청송백자 기능 보유자인 고만경 옹(83)은 “요즘엔 돌을 기계로 갈지만, 옛날엔 디딜방아로 하나하나 빻았다. 이젠 좋은 돌이 많지 않아 색깔이 눈처럼 희게 나오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소나무는 죽어 백자 가마에 불을 지핀다. 솔솔 이는 불땀이 맛있다. 부윰한 돌그릇들이 가마에서 솔솔 영근다. ‘소나무의 이름은/솔이야/그래서 솔밭에/바람이 솔솔 불면/저도 솔솔하고/대답하며/저렇게 흔드는 거야’
대전사에서 바라본 주왕산의 기암괴석
시루봉의 웅장한 모습
주왕산에는 지금이 가을의 단풍이 절정이다
평일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광객들이 단풍을 즐기면서 깊어가는 가을을 만끽하고 있다
주왕산의 아름다운 풍경
바위가 웅장하니 그야말로 아름다운 비경이다
폭포수
단풍도 곱게 물들어 간다
학소대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
시루봉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
급수대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
주왕산 자락에는 단풍이 곱게 물들면서 단풍이 절정을 이룬다
학소대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
주왕굴의 모습
산책로에도 단풍은 곱게 물들어가면서 마치 오솔길을 걷는 기분은 상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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