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세계기록유산인 고려대장경이 올 해로 천 번째 생일을 맞이하였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경남도, 합천군 그리고 해인사가 공동으로 9월 23일부터 이달 6일까지 45일간 해인사 인근 가야면에서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이하 대장경축전)을 개최하고 있다. 대장경축전은 천 년 전 국난의 극복의지를 담아 만들어진 대장경의 가치와 의미를 현대적으로 발현하고, 이를 전 세계인들에게 알리고자하는 행사이다.
주전시관인 대장경천년관을 비롯하여 세계교류관, 세계시민관, 지식문명관, 정신문화관은 각각의 관별로 대장경이 가지는 고유한 가치인 창의성을 현대적 메시지로 표현하여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는다. 그 외에도 문화 체험 행사와 함께 '해인사 소리길'이라고 불리는 홍류동 계곡의 테마로드, 세계 유명 미술가들에 의해 해인사 곳곳에 표현된 '해인아트프로젝트'등도 의미있는 프로그램이다. 이러한 대장경축전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식견을 잘 반영한 것이라 판단되며 개막한지 한 달 만에 11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한 점에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고 한다
한국, 인쇄 문화의 종주국
인류의 역사는 인쇄술의 발명으로 인해 세계 문명사에 큰 획을 긋는 일대 혁명을 맞이하게 된다. 이는 서적의 대량 유통을 통한 지식과 정확한 정보의 확산을 가져 오면서 세계를 근대화시키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이러한 인쇄술의 역사에서 오늘날 세계 최고의 목판 인쇄본과 세계 최초의 금속 활자본을 함께 보유하고 있는 한국은 인쇄 문화의 종주국으로 일찍부터 인쇄술에서 세계를 선도해왔다.
고려대장경 혹은 팔만대장경
해인사에 있는 팔만대장경은 고려 때 불경을 집대성한 것으로,정식 명칭은 고려대장경이다. 하지만 경판 수가 8만여 판에 달해서 흔히들 팔만대장경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고대 인도에서는 많은 숫자를 표현할 때 8만5000 이라 하고, 인간의 번뇌가 많은 것을 8만4000 번뇌, 석가모니 부처님이 고통에서 벗어나 해탈하여 부처가 되는 길을 대중에게 설법한 것을 8만4000 법문이라 한다.
불가사의라 불리는 방대함과 완벽함
세계에 자랑할 만한 팔만대장경은 1251년에 완성되어 지금까지 남아 있는 목판이 8만 1258판(1962년 12월 국보 32호로 지정. 최근 해인사 대장경판 보존관리시스템 구축사업을 통해 경판의 수가 81,350판으로 조사되었으며, 이에 대한 경판의 수량에 대해서는 별도의 정밀조사.연구를 통해 규명할 예정이다)이며 전체의 무게가 무려 280톤이다.그리고 8만 1258판을 전부 쌓으면 그 높이는 약 3200미터로 백두산(2744m)보다 높으며, 길이로 이어 놓는다면 150리(약 60km)나 되는 엄청난 양이다.방대한 분량을 자랑하는 것 외에도, 질적으로 아주 우수하다.마치 숙달된 한 사람이 모든 경판을 새긴 것처럼 판각 수준이 일정하고 아름다워 조선시대의 명필 추사 김정희는 그 글씨를 보고 “이는 사람이 쓴 것이 아니라 마치 신선이 내려와서 쓴 것 같다.”고 감탄해 마지않았다.또한 오자나 탈자가 거의 없으며 근대에 만들어진 것처럼 상태도 아주 양호한 편이다.그래서 세계는 팔만대장경을 두고 “목판 인쇄술의 극치다”,“세계의 불가사의다”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팔만대장경
75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거의 완벽한 목판본으로 남아 있는 팔만대장경은 현존하는 목판대장경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인 삼장(三藏)을 집대성하고 내용이 정확 하여 세계 각국에 전파돼 불교의 연구와 확산을 도왔으며,아울러 세계의 인쇄술과 출판물에 끼친 영향 또한 지대하다.그렇게 불교문화사에서 찬연히 빛나는 고려문화의 정수인 팔만대장경은 그 우수성이 전 세계에 알려지면서,1995년 팔만대장경판전(국보 제52호)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여 팔만대장경의 문화적 가치와 그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우고 우리 후손들 모두가 길이 보전해야 할 인류의 문화유산임을 확정하였다.2007년 고려대장경판 및 제경판이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인트로
팔만대장경의 세계로 진입하기 이전에 현재와 천 년 전의 과거를 이어주는 공간으로서, 팔만대장경의 의의를 소개하고,
팔만대장경의 조성을 두고 천 년 후의 후세를 생각했던 의천 대사의 말을 전달한다.
대장경전시실
개방형 전시공간인 원형전시대에 미래를 준비하는 동판팔만대장경을 전시한 중앙상징공간으로 관람객이 1층에서부터 2층까지 슬로프를 타고 올라가면서 전시물을 관람하도록 연출한,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독특한 형태로 설계되어 있다.
이 독특한 지름 19m, 높이 10.2m의 원형전시대의 전체 벽면을 활용한 360° 3D 랩핑 영상을 통해 진짜로 살아 움직이는 듯한 팔만대장경의 웅장함과 무한한 신비의 세계를 소개한다.또한 중앙에 입체 홀로그램과 연동하는 한글대장경 정보검색대를 설치하여 관람객들에게 대장경의 참뜻과 지켜나가야 할 가치를 쉽고 흥미롭게 전달한다.
대장경로드실
부처님의 탄생부터 열반까지의 과정을 소개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한 제자들의 기억이 모여 경전으로 기록 되었던 경전탄생의 역사적 흐름을 알 수 있다 각국의 경전들이 스님들에 의해 하나 둘씩 한반도로 모여들고, 초조대장경의 조성 후 몽고군, 북방외적의 침입으로 불타 없어진 시련의 과정들을 통해 대장경 집대성의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한다.
대장경신비실
기존의 각국 경전들을 모아 대장경의 표준을 만들어냈던 과정을 시작으로 판자 켜기, 다듬기, 경판 새기기 등의 16년에 걸친 대장경 조판의 전 과정을 실물크기의 모형을 제작하여 파노라마로 펼쳐 전달한다.
포토존으로 관람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경판 수, 동원인원, 목재의 양 등 팔만대장경 조판과정이 남긴 정성적, 정량적 경이로운 기록들을 소개하고, 팔만대장경 한판한판을 머리에 이어 날랐던 신성한 이운 행렬 의미를 전달한다.
대장경보존과학실
장경판전 건축의 과학적 구조를 소개하여 통풍과 습도 등 자연적 조절을 통해 팔만대장경이 천 년을 이어올 수 있었던 신비스런 보존현상에 대해 전달한다.
천 년간, 단 한 판의 뒤틀림도 허용하지 않은 신비의 장경판전 속으로 진입하여, 장경판전의 통풍 구조를 설명하는 영상과 연동하여 실제로 전시 공간 속에 불어오는 바람을 천 년전 목수의 마음으로 관람객이 직접 느껴 볼 수 있으며, 같은 공간에 독립적으로 마련된 전시실에서 팔만대장경판을 과학적 결과물로서 실제 만나볼 수 있다.
대장경이해실
팔만대장경이 지닌 다양한 이야기를 테마 별로 들려주는 스토리박스와 팔만대장경에 대한 정보 및 관람후기를 녹음으로 기록하는 체험을 통해 팔만대장경의 역사를 이을 수 있다.
모래를 이용한 활자 모사 체험을 통해 8만 여장의 경판에 5천만 자를 한 자 씩 새기며 국난극복의 염원을 가슴에 담았던 선조들의 마음을 되새겨 보고, 단어의 블록들을 조합하여 자신만의 지혜의 글귀를 만들어보는 체험을 통해 팔만대장경 속 부처님의 가르침과 선조들의 지혜를 되새겨본다.
기획전시실
벽면에 대장경 내용의 대형일러스트를 연출하여 어린이 시각에 맞게 공간을 구성하여 휴게공간으로서의 기능을 같이 한다.
그림동화로 재구성한 대장경 이야기를 검색하여 읽어볼 수 있는 정보검색대를 설치하여 미래의 새천년을 준비하는 어린이들에게 대장경의 내용을 쉽게 이해하게 하여, 팔만대장경의 지혜가 어린이들에 의해 새천년을 이어갈 수 있 는 계기를 마련한다.
대장경수장실
세계대장경을 수장 전시하여 관람객들에게 대장경을 이은 우리나라 기록문화의 위대함을 전달한다.
항온 항습시설을 갖춘 전시공간에서 패엽경, 팔리어대장경, 티베트어대장경, 화엄석경, 법화석경, 송판대장경, 고려초조대장경 등 시대별 세계대장경의 실물과 대방광불화엄경판 등 다수의 보물급 유물을 만날 수 있다.
새로 대장경을 만들기로 계획한 고려는 당시 수도였던 강화에 임시기구인 대장도감을 설치하여 대장경 제작 업무를 주관하게 하였다.그리고 남해에 분사대장도감을 두어 경판을 조성하게 하였다.최우, 최항 등 당시 권력을 쥐고 있던 무신정권의 실세들이 국가 행정기관의 전폭적 지지를 받아 일을 입안하고 진행시켰으며, 재정적 지원을 담당했다.최우의 사위인 정안이 자신의 땅인 남해를 작업장으로 제공하고 재정지원을 하였으며, 논산 개태사의 주지를 맡고 있던 수기 스님이 대장경 제작의 총 책임을 도맡았다.
판각지로 선정된 남해 관음포, 대사리 지역은 오랜 시간 대장경을 제작하기에 천혜의 장소였다.내륙 깊숙한 곳에 위치하여 노출의 염려가 없고, 밀물과 썰물 때의 물높이 차가 커서 목재의 운반에 유리했다. 대장경 판각에 쓰일 재목을 지리산에서 벌목하여 섬진강 하구에 띄우면 조류에 밀린 나무들이 저절로 이곳까지 흘러내려왔다.
판각지로 옮겨진 나무는 바닷물 속에서 1~2년의 시간을 보냈다.뻘이 잘 형성되어 있는 남해는 재목을 담가 놓기에 제격이었다.오랜 시간 바닷물에 잠겨있던 재목은 건져서 경판 제작에 알맞은 크기로 자른 후 소금물에 삶았다. 이 과정에서 재목의 진액이 모두 빠지고,수분을 흡수하는 성질을 가진 소금기가 목재 표면에 발라진 상태가 되어 건조할 때 갈라짐, 비틀어짐 등의 결함을 줄일 수가 있었다.또한 이러한 결 삭힘의 과정을 통해 부식 예방, 방제 효과를 볼 수 있었다.소금물에 삶은 재목은 물이 잘 빠지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가건물을 지어 약 1년 동안 온갖 정성을 쏟아 건조시켰다.
경판으로 쓰일 재목은 신중하게 골라졌다.짧게는 30년, 길게는 40~50년씩 자란 나무 중에서 굵기가 40cm 이상 되며, 곧고 옹이가 없는 나무가 선택되었다.산벚나무, 돌배나무를 비롯해 10여 종의 나무가 사용되었다.경판으로 쓸 재목이 준비되는 동안 한쪽에서는 종이를 만들었다.사방에 심어 잘 가꾼 닥나무를 베어 그 껍질을 곱게 두들긴 다음 풀을 섞어 묽은 종이죽을 만든다. 이를 체로 받쳐 얇게 종이를 뜨는데,그 양에 따라 종이의 두께가 결정되었다.고려가 뛰어난 인쇄술을 보유하고 대장경 작업에 착수할 수 있었던 것은 질 좋은 종이를 대량생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이 작업에 들어간 엄청난 양의 종이는 남해 뿐 아니라 각지의 사찰에서 만들어져 이곳으로 운반되었다.
정확한 대장경 원고를 만들기 위해서는 책임자 수기대사를 비롯,경전에 밝은 승려들이 많이 참여하는 고증 작업이 필요했다.초조대장경, 송나라와 거란의 대장경 등을 비교하고 검토하여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글자를 확인하고 어떤 글자가 적합한지를 결정했다. 고증작업이 끝나면 원고를 만들었다.한 장에 23줄, 한 줄에 14자를 쓰는데, 마치 한 사람이 쓴 듯 한 구양순 필체로 통일되어 있다.원고를 쓰는 데 참여한 많은 관료와 문인들이 일정기간 필체 교정 교육을 받았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완성된 원고는 경판에 붙여 글씨를 새기게 되는데,경판에 붙인다는 의미에서 판하본이라고 불렀다.
건조된 목재는 경판으로 쓰일 수 있도록 다듬어졌다.정해진 두께에 맞게 깎아내고, 대패로 정밀하게 마무리하는데, 그 오차가 1mm 이하로 거의 일정하였다. 이렇게 준비된 판자 위에 판하본 원고를 잘 보이도록 뒤집어 붙인 후,경판새김에 들어갔다. 한 자라도 잘못 새기면 수년간 제작해온 목재를 버려야했으므로,온갖 정성을 쏟아야 했다. 조각 실력이 뛰어난 전국의 각수가 모두 동원되어 한 자를 새길 때마다 한 번씩 절을 하며 경판을 새겼다.숙련된 각수가 경판 한 면을 새기는 데 걸린 시간은 약 5일 정도로 추정된다.
판각을 끝낸 경판은 제대로 새겼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한 장씩 찍어 내어 원고와 대조했다.대조 결과 잘못된 글자가 있는 경우에는 그 부분을 제거하고 다른 나무에 새긴 것으로 채워 넣었다.글자 하나가 잘못된 경우에는 그 글자를 경판에서 도려내고 그 자리에 다른 나무에 올바른 글자를 새겨 쐐기와 부레풀을 이용하여 붙여 넣었다.정교한 작업으로 인해 인쇄된 종이에는 고친 흔적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글자를 모두 새긴 경판에는 마구리 작업을 하였다.경판끼리 서로 부딪히는 것을 막고, 보관 시 바람이 잘 통하도록 양쪽 끝에 경판보다 두꺼운 각목을 붙인 후 네 귀퉁이에 구리판을 장식한 것을 마구리라고 한다. 완성된 경판에는 옻칠을 하였는데,이 작업 역시 장기간 보관에 결정적 도움을 주었다.목각판에 옻칠을 한 것은 세계적으로 팔만대장경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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